"우리 옷, BTS가 입었어요" 구찌·휠라도 '빌보드 1위' 효과 톡톡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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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06 06:00

나팔바지 정장에 베레모까지... 뮤비 속 복고풍 패션에 관심 급증
루이비통, ‘#방탄소년단’ 한글 해시태그 붙여 홍보하기도

신곡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에서 파스텔톤의 캐주얼 의상을 착용한 BTS. 뮤직비디오 공개 이후 파스텔 색상과 베레모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유튜브

신곡 ‘다이너마이트’ 발매 10일 만에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석권한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영향력이 산업계로 번지고 있다.

패션계에선 지난달 21일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가 나온 후 뮤비 속 복고 패션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뮤직비디오 공개 24시간만에 1억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해 유튜브 뮤직비디오 사상 24시간 최다 조회수 기록을 공인받았다.

BTS는 이 뮤직비디오에서 1970년대 유행한 나팔바지 정장과 1990년대 보이 밴드 엔싱크와 백스트리트 보이즈를 연상케 하는 룩을 선보였다. 멤버 제이홉이 "옛날 옷인 줄 알았다"라고 말했듯, 이들의 옷은 얼핏 보기엔 중고(구제) 의상 같지만 실제로는 구찌, 루이비통, 생로랑 등의 최신 컬렉션으로 알려졌다. 폴로 셔츠와 캉골 모자, 팀버랜드 워커 등 친숙한 대중 브랜드도 착용됐다.

해당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쇼핑 전문 사이트 리스트(LYST)에 따르면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21일부터 26일까지 6일간 멤버들이 쓴 캉골 모자의 검색량은 전주 대비 128% 증가했다. 복고풍 구찌 슈트의 검색량은 75% 늘었고,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서 입은 '파스텔(pastel) 색상 관련 검색량도 전주보다 53% 증가했다. 신곡 발매 후 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브이라이브 방송에서 뷔가 착용한 생로랑 목걸이도 전 세계 매장에서 품절된 것으로 알려진다.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1970년대 복고풍 의상들. 모두 이탈리아 명품 구찌 제품이다./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황이 이렇자 콧대 높은 명품도 BTS를 앞세워 홍보에 나섰다. 프랑스 명품 루이비통은 신곡 발매 후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멤버들이 자사의 옷을 입고 등장하자, 트위터에 현장 사진을 공유하며 이를 알렸다. 한글로 '방탄소년단'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이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BTS를 모델로 세운 국내 브랜드들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휠라는 최근 출시한 가을 신상품 중 BTS 멤버들이 착용한 제품의 판매율이 급증했고, 일부 제품은 매진을 기록했다. 현재 휠라 공식 온라인몰 판매 순위 10위 제품 중 8개가 BTS 관련 제품이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휠라가 세계 전역에서 전개되는 만큼 단순히 매출 증대를 넘어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제고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BTS와 협업 제품을 출시한 한섬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협업 컬렉션 '셔츠7(SHIRTS7)'은 BTS의 대표곡 중 하나인 '아이돌(IDOL)'을 모티브로 제작됐는데, 일부 제품은 출시 2시간 만에 완판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출시 1주일이 3일 기준 이 제품의 판매율은 65%가 넘는다.

프랑스 명품 루이비통은 신곡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BTS 멤버들이 자사의 옷을 착용하자, 이를 트위터에 올려 홍보했다./트위터

앞서 지난 5월 대표곡 '피 땀 눈물'을 모티브로 출시한 상품군도 약 75%의 판매율을 거둔 바 있다. 총 25가지 제품 중 '피에타 그래픽 티셔츠'와 페인트 스플래터 데님 팬츠' 등은 출시 3일 만에 매진됐다. 한섬 관계자는 "올해 안에 BTS와 협업한 3차 컬렉션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TS를 모델로 한 유통업체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8월 배스킨라빈스가 BTS와 함께 선보인 이달의 맛 `보라보라`는 출시와 동시에 아이스크림 판매량 톱3에 올랐다. 청귤·복숭아 맛 사이다의 모델로 BTS를 기용한 칠성사이다에서는 사은품으로 주는 포스터를 사기 위해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간 이동이 차단된 가운데에도 BTS의 세계적인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해외투어가 전면 취소됐음에도, 연결기준 매출액 2940억원, 영업이익 49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와 비슷한 실적을 거뒀다. 앞서 2018년 현대경제연구원은 BTS가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가 연간 5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