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타율 0.182-고척 타율 0.152-수원 타율 0.207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타자 이대호(38)가 극심한 '수도권 징크스'에 빠졌다.
이대호는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시즌 9차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양 팀이 똑같이 8안타를 쳤지만, 경기 결과는 LG의 9-1 완승이었다. 4번 타자의 해결사 능력에서 승부가 갈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대호가 4번 타자로 결정적인 찬스에서 죽을 쓴 반면 LG는 4번 김현수가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5타점으로 대폭발했다.
특히 롯데는 0-5로 뒤진 6회초 3∼5번 클린업트리오 앞에 무사 만루의 기회가 펼쳐졌음에도 한 점도 얻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3번 전준우가 3루수 땅볼을 쳐 3루 주자가 홈에서 포스 아웃됐다. 4번 이대호도 전준우와 똑같이 3루수 땅볼을 쳤다.
타구가 느려서 병살을 피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5번 한동희마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롯데는 절호의 기회를 날렸다.
144경기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지독히 안 풀리는 경기도 있고,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는 등 뜻밖으로 잘 풀리는 경기도 있다.
하지만 이대호의 경우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패턴이 미스테리할 정도로 일관적이다.
수도권 원정만 오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다.
이대호는 잠실구장에서 치른 11경기에서 타율 0.182(44타수 8안타) 1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8경기에서 타율 0.152(33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성적이 더 떨어진다.
역시 수도권인 수원에서도 7경기 타율 0.207(33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으로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 수도권 구장인 문학에선 5경기 타율 0.350(20타수 7안타)으로 잘 쳤지만, 홈런 없이 3타점이 전부다.
반면 이대호는 홈인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53경기에서 타율 0.307(192타수 59안타) 5홈런 40타점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창원 NC파크에선 타율 0.474,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타율 0.412로 나란히 4할을 넘겨 수도권 성적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투수 중에는 홈경기와 원정경기 평균자책점이 극과 극으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타자 중에서 이렇게 극단적인 스탯을 보이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게다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자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대호라면 더더욱 설명이 쉽지 않다.
7위 롯데는 시즌 종료까지 이제 38경기를 남겼다. 5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는 4경기다.
5강 싸움을 위해 1승이 절실한 상황에서 롯데는 4번 타자의 분발을 기대하고 있다.
chang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9/18 09:1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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